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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객잔
ford1895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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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게시물에서 이어짐) 그러니까 '시네마 천국' 극장 자체의 물리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게 영화의 주요 동력이 되고 알프레도와 토토의 이야기는 단지 '시네마 천국' 극장을 구석 구석 잘 보여주기 위한 보조 역할에 머물게 된다면 비로소 <시네마 천국>은 <안녕, 용문객잔>에 가까운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다. 요컨대 <안녕, 용문객잔>은 통상적으로 서사에 종속된 공간을 해방시켜 오히려 공간이 서사를 압도함으로써 공간 자체가 영화의 주인공으로 탈바꿈한 작품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안녕, 용문객잔>은 일종의 실험적인 버전의 <시네마 천국>이라고 볼 수 있다. <안녕, 용문객잔>이라는 제목에 이 영화의 힌트가 숨겨져 있다. 이 영화는 무협 영화의 거장인 호금전의 1967년작인 <용문객잔>의 상영을 끝으로 문을 닫는복화극장의 마지막 시간을 보여준다. 따라서 제목 자체에 이 영화가 <용문객잔>과 함께 사라질 복화극장에 관한 송가임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용문객잔>에 출연했던 마오티엔과 시천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으로 등장한다.(마오티엔은 차이밍량의 <하류>나 <거기는 지금 몇 시니?>에서 이강생의 아버지 역할로 출연했던 배우로 차이밍량이 <용문객잔>에서 그를 보고 자신의 영화에 그를 출연시킨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을 가능케한다.) 영화의 말미에 시천이 마오티엔에게 "이제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죠."라고 말하는데 이제 늙어버린 두 배우의 모습이 이 영화에 쓸쓸하고 애잔한 정조를 배가시킨다. <안녕, 용문객잔>은 차이밍량이 이전 작품인 <거기는 지금 몇 시니?>에서 이미 등장시켰던 복화극장이 곧 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알고 극장이 사라지기 전에 복화극장에 가서 찍은 영화이다. 현재 복화극장은 사라지고 없다. 복화극장의 모습은 오로지 이 영화 속에만 남아있다. 그렇게 본다면 <안녕, 용문객잔>은 복화극장에 관한 일종의 다큐멘터리라고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복화극장의 구석 구석을 철저하게 보여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리고 복화극장의 내부를 보여줄 때는 주로 딥 포커스 기법으로 롱테이크로 이루어진 롱 쇼트를 사용하는 전략을 취한다. 롱테이크를 사용함으로써 복화극장의 물리적인 존재감을 부각시키며 관객이 그 공간 속에 있는 인물이나 사물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든다. 딥 포커스의 롱 쇼트는 공간이 인물보다 거대하게 보일 수 있도록 해주고 그로 인해 공간감이 더 두드러질 수 있게 만들며 공간의 디테일을 자세하게 볼 수 있게 해준다. 빗소리, 발자국 소리, 영사기 소리 등 현장감이 있는 생생한 사운드들은 이 영화에 현실감을 더해준다. 이 영화에는 대사가 거의 없다. 영화의 44분 지점이 되어서야 첫 대사가 등장하며 이후로도 극중 인물들은 몇 마디 대화밖에 나누지 않는다. 따라서 관객은 자연스럽게 영화를 보면서 온전히 복화극장이라는 공간 자체에만 몰두하게 되며 화면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이나 화면 속에 보이는 디테일들 하나 하나까지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이러한 이미지와 사운드의 조합으로 말미암아 마치 3D나 4D 효과로 복화극장을 체험하는 것 같은 입체감이 만들어지게 된다. 복화극장의 내부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차이밍량은 이 영화에서 세 가지 서사를 작동시킨다. 하나는 파트너를 찾기 위해 극장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일본인의 서사이고 다른 하나는 영사기사(이강생 분)를 좋아하는 절름발이 여자 매표원(첸샹치 분)의 서사이다. 마지막으로 <용문객잔>에 출연했던 두 배우에 관한 서사이다. 이 세 가지 서사와 관련된 인물들의 발걸음을 따라가게 되면 관객은 자연스럽게 복화극장 내부의 곳곳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게 된다. 여자 매표원이 절름발이라는 설정도 멜로드라마적 정서를 강화할 뿐만이 아니라 관객이 복화극장 내부를 천천히 볼 수 있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이 영화의 서사는 일반적인 영화와는 다르게 공간에 종속되어 있으며 복화극장을 잘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서 사용되고 있다. 영화에서 일본인의 서사와 여자 매표원의 서사가 교차로 진행된다. 영화의 도입부에서 이 두 명이 한 프레임 안에 같이 잡힐 때부터 두 가지 서사가 병치된다. 중간부터 <용문객잔>의 두 배우의 서사가 맞물리게 된다. #안녕용문객잔#차이밍량#용문객잔#호금전#무협영화#이강생#마오티엔#하류#거기는지금몇시니#첸샹치#시네마천국#시천#복화극장#다큐멘터리 (밑의 댓글에서 내용이 계속됨) https://www.instagram.com/p/BwLnByGgPGL/?utm_source=ig_tumblr_share&igshid=g68rgs8ux00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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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kin007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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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객잔 vs #신용문객잔 결론은 구관이 명관 😎 #호금전 #胡金銓 #kinghu #龍門客棧 #新龍門客 #dragongateinn #dragoninn #newdragoninn #석준 #石雋 #상관영봉 #上官靈鳳 #백응 #양가휘 #임청하 #장만옥 #견자단 #유순 #梁家輝 #林靑霞 #brigittelin #張曼玉 #maggiecheung #블루레이 #노바미디어 #bluray #novamedia https://www.instagram.com/p/CPsYvS3r0_q/?utm_medium=tumb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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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ider2714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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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blueray #taken #용문객잔 https://www.instagram.com/p/Br5RkVpnP7v/?utm_source=ig_tumblr_share&igshid=1x7te1owt2t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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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d1895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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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거장 차이밍량의 페르소나이자 <안녕, 용문객잔>의 주연 배우인 이강생과 함께 #안녕용문객잔#차이밍량#이강생#페르소나#대만 https://www.instagram.com/p/BwLo1zkAzJF/?utm_source=ig_tumblr_share&igshid=1ad8ccayfv2q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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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d1895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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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용문객잔>을 만든 대만의 거장 차이밍량과 함께 #차이밍량#안녕용문객잔 https://www.instagram.com/p/BwLoKtOgaNC/?utm_source=ig_tumblr_share&igshid=1u6bnn7ua4v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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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d1895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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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관한 최고의 헌사인 차이밍량의 <안녕, 용문객잔> 예찬 (4월 13일 저녁 6시에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마지막으로 상영된다.) 2D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3D 안경을 쓰지 않고도 3D 영화를 능가하는 실감을 선사하는 영화가 있다면 믿으시겠는가. 아니 3D를 넘어서 거의 4D에 가까운 체험을 가능케하는 2D 영화가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 영화가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지금은 사라져버린 어떤 공간을 잠시나마 거닐고 있다는 생생함을 느끼게 해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지 않겠는가. 놀랍게도 그런 영화가 있으니 그 영화는 바로 차이밍량의 2003년작인 <안녕, 용문객잔>이다. 이 영화는 다음 날이면 폐관될 한 단관 극장의 마지막 상영 시간 동안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안녕, 용문객잔>이 곧 사라질 극장의 마지막 시간들을 보여주기 때문에 극장이라는 공간의 특수성이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많은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은 이 작품이 비단 극장뿐만이 아니라 사라져가는 모든 공간을 떠올리게 만드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안녕, 용문객잔>은 사라져가는 모든 것들에 대한 헌사이자 송가인 셈이다. 2015년 1월 25일에 나는 <안녕, 용문객잔>을 보기 위해 전라도 광주에 있는 광주극장에 갔었다. 그날 영화가 끝나고 이 영화를 만든 차이밍량의 GV가 예정되어 있었다. 영화 속 복화극장과 꽤 유사한 모습을 지닌 광주극장에서 <안녕, 용문객잔>을 본다는 것은 이 영화를 너무 좋아하는 나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기회였기 때문에 나는 광주로 내려가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과연 이 영화를 광주극장에서 본 것은 정말 내가 영화를 봐온 이래 결코 잊을 수 없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마침 그날은 영화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내리고 있어서 <안녕, 용문객잔>의 엔딩 장면이 오버랩되며 감동의 영역을 현실로까지 확장시켰다. 정말 보기 드물게 신비한 순간이었다. 이렇듯 이 영화는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본다는 행위 자체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오로지 극장에서의 관람을 통해서만이 온전하게 이 영화의 경이로움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작품이다. 이 영화에 보다 쉽게 접근하기 위해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쥬세페 토르나토레의 명작인 <시네마 천국>을 떠올려보기로 하자.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극장을 다룬 최고의 영화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시네마 천국'이라는 극장을 중심으로 엔니오 모리코네의 주옥 같은 음악이 시종일관 깔리는 가운데 영사기사인 알프레도와 영화에 푹 빠진 토토와의 우정을 감동적으로 그리며 관객으로 하여금 저마다의 극장과 영화에 대한 추억을 일깨워준다. <시네마 천국>은 나도 매우 사랑하는 작품이며 이 영화의 엔딩에서 알프레도가 토토에게 남긴 키스 신들을 토토가 시사실에 홀로 앉아 보는 장면은 관객들도 토토처럼 감정이 북받쳐 울음을 참기가 힘들 정도로 감동적이다. <시네마 천국>에서 우리에게 가장 인상적이고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공간은 물론 당연히 '시네마 천국' 극장이다. 영화 속에서 줄곧 '시네마 천국' 극장이 나오고 있으며 관객들과 관련되어 극장에서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삽입되어 있다. 알프레도와 토토의 아름다운 우정도 주로 '시네마 천국' 극장 안에서 묘사된다. 이렇게 '시네마 천국' 극장과 관련되어 서사가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영화의 종반부에 영화감독으로 성공한 중년의 토토가 폐관을 앞둔 '시네마 천국' 극장을 방문했을 때 폐허로 변해버린 공간을 보여주고 결국 그 극장이 폭파되어 사라질 때 관객들도 토토처럼 슬픔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사실 잘 생각해보면 이 영화에서 '시네마 천국' 극장이 수도 없이 시각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네마 천국' 극장은 온전한 물리적 존재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무슨 말인가 하면 '시네마 천국' 극장은 알프레도와 토토의 우정을 감동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 그 극장 자체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시네마 천국>에서 '시네마 천국' 극장은 서사에 종속되어서만이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이 영화에서 알프레도와 토토의 우정의 서사가 최소한의 흔적만 남긴 채 거의 사라져버리고 '시네마 천국' 극장 자체가 전면에 부각된다면 어떻게 될까. #안녕용문객잔#차이밍량#쥬세페토르나토레#시네마천국#엔니오모리꼬네#광주극장#한국영상자료원#복화극장 (다음 게시물에서 계속됨) https://www.instagram.com/p/BwLl3eiAQh3/?utm_source=ig_tumblr_share&igshid=ihgvtfhzv1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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