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Text
Tumblr media
호주 와서 대체로 외롭지 않은데. 오늘은 외로운 날. 그래서 3키로만 뛰었다…가 아니고 평소보다 빠르게 뛰고 그냥 짧게 끝냄.
오늘은 너무 외로워. 엄마랑 밝게 영상통화하면서 바랑가루도 보여줬는데 너무 예뻐서 “벅찬다”는 표현을 하심. 이 나이 먹고 호주 와 있는데 부모님 한번 못 모시는 인생이라니.
엄마랑 통화하다 급 외로운 기분이 들어 순간 내 표정이 어두어지니 엄마는 또 기막히게 왜 그러냐고 묻는다. 에휴.
언젠가 외로워지면 한국 가는 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딱 그러하다. 호주는 사랑스러워졌고 나는 외로워졌어.
놀랍게도 아침에 묵상한 말씀에는 이런 구절이 있었다.
사람의 마음은 천길 물 속이라,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이 야훼만은 그 마음을 꿰뚫어 보고 뱃속까지 환히 들여다본다. 그래서 누구나 그 행실을 따라 그 소행대로 갚아주리라.
이 외로움과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는 혼란함을 주님이 아시겠지. 한국에 가기 싫어요, 주님…
0 notes
Text
그런 사람 아니야 라는 말처럼 무책임하고 유약하면서,
한편 이런 신뢰 없이 사는 인생이란.
0 notes
Text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Tumblr media
내가 사랑하는 시드니.
온 도시가 나서서 무지개 깃발을 흔들고 있고 거리를 걷는데 다양성과 사랑에 대한 광고 카피들이 그냥 너무 다정하게 느껴진다. 호주에 와서 제일 좋은 것 중 하나가 이런 거다. 세상 어디나 그렇듯 사람 개개인은 좋기도 나쁘기도 하다. 하지만 시스템이 약자를 향하고, 시정부와 온갖 상점들이 프라이드를 외치면서 ‘당연함’의 토대가 다져진다. 퀴어는 퀴어답게, 혐오는 낯선 것이 되어가는 곳에서는 오히려 모두가 안전함을 경험한다. 시드니에서 내가 가끔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그런 것! (절대 늘 그런 건 아니다. 어떤 꽤나 만연한 분위기를 말하고픈 것 뿐.)
love wins 🌈
1 note · View note
Text
내가 사랑하는 발모랄 해변. 수영복을 입고 벤치에 앉아 폴 루이스가 ���주하는 베버의 피아노 소나타를 듣는다. 누가 무슨 옷을 입든 신경쓰지 않는 이곳에서 내 옷차림은 무지 가벼워졌다. 페이즐리, 핫핑크 끈나시와 핫팬츠는 내 출근복인데 이렇게 가볍게 입으면 마치 여름 호주에 맞게 TPO를 잘 갖춘 느낌이라 몸도 마음도 편하다.
해변에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바나나 3개, 서양배 2개, 공정무역 다크/솔트 초콜릿을 샀다. 총 6불 어치. 단 과자 너무 먹고 싶었는데 설탕이랑 탄수 줄이려고 나름… 차를 거의 안 마시는 내가 완전히 꽂혀버린, 트와이닝의 오스트레일리안 애프터눈티를 집에서 타 왔다. 초콜릿을 먹다 차 한모금, 바나나 배 한입 베어물고 또 차 한모금.
해변에 도착하면 꼭 맨발로 걸어다닌다. 본디 맨발은 가장 완전한 발이라고 한다. 놀랍게도 나이키에서 현대의 운동화를 발명한 이후 사람들의 발 건강이 약해졌다고. 해변에 자주 다니기 시작할 무렵 마침 이 사실을 알게 되어 해변 주변 돌바닥을 맨발로 걷기 시작했는데 세상에, 너무 쾌적한 것이다. 집에서도 줄창 슬리퍼를 신고 있으니 사실 맨발일 때가 거의 없는데 맨발로 걸을 때의 해방감은 굉장하다. 가끔 호주인들은 생뚱 맞은 데서도 맨발로 다녀서 처음엔 웃참하느라 힘들었는데 조금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으니 맨발로 있고 싶어 해변에 오는 것도 있다.
호주 사람들은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다. 한국 사람들도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다. 지금의 나에게 가장 분명해지는 사실은, 만나고 나서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내 기분이 아주 만족스럽다면 그 사람은 아주 높은 확률로 소중한 인연이라는 것. 그 느낌이란 노력해서 얻어지지 않고 또 얼마나 정확하게 경험되는가. 그런 식으로 소중한 호주 사람들, 기타 이민자들, 한국 사람들이 고루 있다.
“한인 교회는 아메리칸 아이돌과 같다. 그곳의 모든 사람들은 사이먼 코웰이다”는 한 한국계 미국 여성의 스탠드업 코미디를 보고 격한 공감을 했다. 바로 내가 지금 출석하는 교회가 불편한 이유를 너무 잘 짚어서. 최근에 아주 호감이 가는 현지 교회가 생겨 적당히 출석하려고 한다. 판단하지 않는 캐주얼한 환대, 단상의 무지개 장식, “Welcome all. All means all” 문구, “come as you are”로 시작하는 찬양의 저 짧은 문구에서 흠뻑 느끼는 복음의 정수… 이것으로 내 마음이 이렇게 편하다고? 그랬다.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편안함이란 사실 애쓰지 않는 상태인 건데. 이렇게 있을 수 있잖아. 근데 굳이 불편하게 지낼 필요 뭐 있어?
이상 요즘 내가 새롭게 좋아하게 된 사실에 대해 나열해 보았다.
0 notes
Text
Tumblr media
시드니 온지 1주년
본격 기록장 시작
0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