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seocroons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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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Carson, Nox
I wanted to fill my elegy with light of all kinds. But death makes us stingy .There is nothing more to be expended on that, we think, he’s dead. Love cannot alter it. Words cannot add to it. No matter how I try to evoke the starry lad he was, it remains a plain, odd history. So I began to think about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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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croons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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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교향곡, 김행숙
소풍 가서 보여줄게 
그냥 건들거려도 좋아
네가 좋아 
상쾌하지 
미친 듯이 창문들이 열려 있는 건물이야
계단이 공중에서 끊어지지
건물이 웃지
네가 좋아
포르르 새똥이 자주 떨어지지
자주 남자애들이 싸우러 오지 
불을 피운 자국이 있지
2층이 없지
자의식이 없지 
홀에 우리는 보자기를 깔고
음식 냄새를 풍길 거야
소풍 가서 보여줄게
건물이 웃었어
뒷문으로 나가볼래?
나랑 함께 없어져볼래?
음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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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croons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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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Carson, Eros the Bittersweet
78
When I contemplate the physical spaces that articulate the letters ‘I love you’ in a written text, I may be led to think about other spaces, for example the space that lies between ‘you’ in the text and you in my life. Both of these kinds of space come into being by an act of symbolization. Both require the mind to reach out from what is present and actual to something else, something glimpsed in the imagination. In letters as in love, to imagine is to address oneself to what is not. To write words I put a symbol in place of an absent sound. To write the words ‘I love you’ requires a further, analogous replacement, one that is much more painful in its implication. Your absence from the syntax of my life is not a fact to be changed by written words. And it is the single fact that makes a difference to the love, the fact that you and I are not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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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croons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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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벽의 유령, 안희연
여름은 폐허를 번복하는 일에 골몰하였다
며칠째 잘 먹지도 않고
먼 산만 바라보는 늙은 개를 바라보다가
이젠 정말 다르게 살고 싶어
늙은 개를 품에 안고 무작정 집을 나섰다
책에서 본 적 있어
당나귀와 함께 천국에 들어가기 위한 기도*
빛이 출렁이는 집
다다를 수 있다는 믿음은 길을 주었다
길 끝에는 빛으로 가득한 집이 있었다
상상한 것보다 훨씬 눈부신 집이었다
우리는 한달음에 달려가 입구에 세워진 팻말을 보았다
가장 사랑하는 것을 버리십시오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늙은 개도 그것을 보고 있었다
누군가는 버려져야 했다
기껏해야 안팎이 뒤집힌 잠일 뿐이야
저 잠도 ���로 둘러싸여 있어
돌부리를 걷어차면서
다다를 수 없다는 절망도 길을 주었다
우리는 벽 앞으로 되돌아왔다
아주 잠깐 네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늙은 개를 쓰다듬으며
나는 흰 벽에 빛이 가득한 창문을 그렸다
너를 잃어야 하는 천국이라면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프랑시스 잠.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안희연,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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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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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croons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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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도정기 찾기, 김행숙
이 상처에는 서사적인 고통이 있는 것 같고,
어느 날 기억력은 술집에서 얼결에 동석하게 된 낯선 사람과 기울이는 술잔 같고,
인생에 홀연히 나타난 한 시간 동안의 친구 같고,
우리가 새빨간 거짓말과 사실을 도무지 분별할 수 없는 사이라면 간신히 진실을 말할 수 있을 것 같고,
빨간약을 구해줘, 이 말은 암호 같고, 우스갯소리 같고,
어디선가 어두운 목소리와 밝은 목소리가 유혹한다면 너는 어두운 목소리에 끌릴 것 같고,
그래서 말을 하다가 너는 어느덧 그림자와 자리를 바꿀 것 같고,
벽의 그림자들은 비슷비슷해서 내 것과 네 것이 바뀐 것 같고,
시간이 흐르면 누구나 그림자들과 싸우는 법이지, 끌끌끌, 너는 혀를 끌고 새벽에 나가는 사람 같고,
너는 혀가 길다면 조금 더 핥아 줄 것 같고, 
<현대문학> 2013년 6월호 
*2016년 3월의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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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croons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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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스런 입맞춤, 정한아
<그렇지만 우리는 언젠가 모두 천사였을 거야>
우리는 때로 사람이 아냐 
시각을 모르고 위도와 경도를 모르고
입을 맞추고 눈꺼풀을 핥고 우주선처럼 도킹하고 어깨를 깨물고 
피를 흘리고 그 피를 얼굴에 바르고 입에서 모래와 독충을 쏟고 서로의 심장을 꺼내어 
소매 끝에 대롱대롱 달고 
이전의 것은 전혀 사랑이 아냐 
아니, 모든 사랑은 언제나 처음
하루와 천 년을 헛갈리며 천국과 지옥 사이 달랑달랑 매달린
재투성이 심장은 여러 번 굴렀지
우리 심장은 생명나무와 잡종 교배한 슈퍼 선악과 
질문의 수액은 여지없이 떨어져 자꾸만 바닥을 녹여 가령, 
우리는 몇 시입니까?
우리는 어디입니까?
우리는 부끄럽습니까?
외로워 죽거나 지겨워 죽거나 
지금 에덴에는 뱀과 하느님뿐
그외 나머지인 우리는
입을 맞추고 눈꺼풀을 핥고 우주선처럼 도킹하고 어깨를 깨물고
피를 흘리고 그 피를 얼굴에 바르고 입에서 모래와 독충을 쏟고 서로의 심장을 꺼내어 
소매 끝에 대롱대롱 달고
재투성이 심장으로 탁구라도 치면서 위대한 죄나 징르 수 밖에
뱀마저 자기도 모르게 하느님과 연애한다는데 
<자살한 여배우 ㅡ 이상한 와신상담>
 난 처음부터 그녀가 싫었어 언젠가 자살할 것처럼 생긴 여자를 평일 밤 드라마에서 보는 건 괴로운 일이었지 잔인하게 처진 입꼬리 절대로 웃지 않는 눈 자기 안에 울타리를 구백아흔아홉 겹이나 쳐놓고 들어앉아 당신은 날 이해할 수 없을 거야, 라고 말하는 듯한 그늘진 얼굴
 난 처음부터 그녀가 싫었어 특히 새된 목소리와 굽은 다리가 정말 싫었지 섹시한 데라고는 한 군데도 없었어 삐쩍 마른 것도 싫고 액체만 먹으며 연명할 것 같은, 육신의 소망은 안중에도 없는 듯 도도하고 납작한 이마가 정말 싫었지 홀쪽한 볼도 싫었어 이미 생명력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니까
 저런 여자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 기척 없이 걸어다니는 저런 사람들은 어디에고 있었지 욕조에서 물이 까만 수챗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처럼 오랫동안 알아챌 수 없는 거야 그러다가 어느 순간 코로로로로로록! 커다란 소리를 내며 빨려들어가는 마지막 소용돌이 물살을 보면 사람들은 아는 거지, 아, 이제 저기는 비었구나, 하고 
 오래전부터 준비되어온 충동인 거야 그녀는 별안간 다른 세계로 건너가버리고 우리는 소외감을 느끼는 거야 혼자 전부 따돌리는 거야 그럼 나처럼 삐뚤어진 인간은, 순간, 자존심이 상하는 거야 제 마개를 제가 뽑아버린 독한 것! 뭘 그리 잘났다고! 그러면서 아주 반대되는 소망을 품고 와신상담에 들어가는 거지 
 젠장, 아주 오오오오오래 살아남아서 이 생에서 맛볼 수 있는 모든 쓴맛 단맛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쪽쪽 빨아먹고 가겠다고 
 나의, 나를 위한, 나에 의한, 가장 독재적이며 민주적인 마지막 위락을 포기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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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croons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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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 정호승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 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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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croons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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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최승자
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
무엇을 채울 것인가,
밥을 눈물에 말아 먹는다 한들.
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
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한다 해도
나는 오늘의 닭고기를 씹어야 한다.
그러므로 이젠 비유로써 말하지 말자.
모든 것은 콘크리트 처럼 구체적이고
모든 것은 콘크리트 벽이다.
비유가 아니라 주먹이며,
주먹의 바스라짐이 있을 뿐,
이제 이룰 수 없는 것을 또한 이루려 하지 말며
헛되고 헛됨을 다 이루었다고도 말하지 말며
가거라, 사랑인지 사람인지,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죽는 게 아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살아, 기다리는 것이다.
다만 무참히 꺾여지기 위하여.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내 몸을 분질러다오.
내 팔과 다리를 꺾어
_____________
어느 초여름의 재회, 같은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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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croons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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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토끼를 만났다, 송찬호
초록 토끼를 만났다
거짓말 아니다 
너한테만 얘기하는건데 
전에 난 초록 호랑이도 만난 적 있다니까 
난 늘 이상하고 
신기한 세상을 기다렸어
‘초록 토끼를 만났다'고 
또박또박 써 본다 
내 비밀을 기억해 둬야 하니까
그게 나에게 힘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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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croons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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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설탕 코끼리, 이제니
   분홍 설탕 코끼리는 발에 꼭 끼는 장화 때문에 늘 울고 다녔다. 발에 맞는 장화를 신었다 해도 울고 다녔을 테지. 어릴 때부터 울보였고 발은 은밀히 자라니까. 두번째 분홍 설탕 코끼리가 말했다. 그렇다고 코끼리가 두 마리 있는 건 아니었다. 설탕이 두 봉지 있는 것도 분홍이 두 바닥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언덕도 없었지만 분홍 설탕 코끼리는 오늘도 언덕에 누워 설탕을 먹고 분홍에 대해 생각했다. 코끼리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아니, 있었나. 아주 오래전 일이라 잊었나. 설탕, 하고 발음하면 입안에 침이 고인다. 바보, 모든 설탕은 녹는다. 뚱뚱해지는 건 시간문제. 계절이 지나자 분홍 설탕 코끼리는 분홍 설탕 풍선이 되었다. 아니, 그것도 잘못된 말이다. 분홍 설탕 코끼리는 풍선 풍선 풍선이 되었다. 할 짓이 없구나. 네, 그럼요 그럼요. 풍선 풍선 풍선은 이름이 바뀌었는데도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 서운했다. 막 대하는 건 아니었지만 사랑받는 느낌도 없었다. 친한 사람들끼리 그러듯 막 대해줘도 좋을 텐데. 풍선 풍선 풍선은 일부러 잃어버린 장화 한 쪽을 손에 들고 이미 녹아버린 설탕을 음미하면서 하늘에 떠가는 분홍 설탕 코끼리를 바라보았다. 구름 같았고 추억 같았고 눈물 같았다. 불지 않는 바람의 깃털 사이로 풍선 풍선 풍선의 없는 꼬리가 한 번 나부꼈다. 아니, 두 번 나부꼈다. 아니, 세 번 나부꼈다. 분홍설탕코끼리풍선구름. 멋진 이름이다. 어제부터 슬픔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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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croons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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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this song in my hands on my way home, i felt blessed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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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croons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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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수염고래와 그의 노래, 정한아
흰수염고래의 노래를 들었다
아무도 모르는 노래였다
그 노래를 아는 이는 모두 오래전에 죽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 오래된 낯선 노래를
메들리로 부를 수 있었다
곡당 삼 절까지 부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빠져나오려는 음색을 그의 목구멍 아래 무언가가
자꾸만 그의 입속으로 다시 끌어당기고 있었다
나 말고 아무도 이 노래를 모른다는 것
그래서 불러야 할 것 같은데
그래서 차마 부를 수 없는 것
아무도 모르는 노래를 부를 수 있으므로
흰수염고래는 이방인이 된다
자기만 남은 소수민족이 된다
빨치산의 노래를 농민의 노래를 백범 조가를
부르면서 그는 멸종 위기종이 된다 그 노래들은 이미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심지어 어떤 곡은
무지한 산파가 받아 사산되었는데
울지 마, 흰수염고래
당신과 당신의 노래 사이에 모순이 없지 않지만
당신이 멸종된다면 당신의 노래도 멸종될 것이다
오늘 꼬마 해마는 이 모든 것을 서둘러 기록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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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croons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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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유감 2, 정한아
우리는 가장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 혹은 우리는 사랑 같은 것은 환영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 체념하지 않고 포기하지도 않고 그런데 실상은 얼마쯤 체념한 채로, 상당 부분 포기한 채로, 이게 그거야,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너는 알아. 너는 사랑한 적이 있어. 환영은 의외로 생생하고 복잡한 것이어서 때로 일생을 지배하기도 하는 거라. 이상한 일이야. 그런 환영에 도의를 지키려고 너는 끊임없이 망설이고 있게. 귀신이 된 남편에게 미안해서 수절하는 청상과부처럼, 없지만 사실적인 대상을 향한 이 난폭한 감정은 
신의 모습을 허용하지 않는 어떤 유일신교의 신앙처럼 여겨지기도 해. 절대적인, 완전한 진리, 우주적인 10차원의 사랑을 믿어서 너는,
답답할지도 몰라 멍청할지도 몰라 어쩌면 광신도처럼 눈빛이 살짝 이상할지도 몰라 
우리는 가장할 수도 있을 거야. 혹은 우리는 사랑이 정말 있다고 믿을 수도 있을 거야. 체념하고 포기하고 그런데 실상은 완전히 체념하지 않고 정말로 포기하지 않고, 이건 그게 아니지, 라고 말할 수도 있을 거야. 
말을 바꿔봐야 그리 다르지 않아. 중요한 건 네가 안다는 거야. 너는 사랑한 적이 있어. 있지도 않은 너의 유일한 사랑에 대한 존경과 예절 때문에 너는 언제까지 더러운 고독을 감당할 수 있을까?
아무에게도 미안해하지 않겠어, 결심하면서, 너는 전속력으로 뒤로 달려가는 거야. 달리고 달려서 너의 이십대와 십대를 지나, 너의 탄생과 현생인류를 지나 화석에까지 닿는 거야. 너는 드디어 시조새의 이빨과 깃털 .너는 언젠가 돌멩이였던 평온. 나무가 된 다프네의 굳어가는 입술에 입 맞추는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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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croons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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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몫, 이제니
무수한 실선들 사이를 떠돌고 있는 무수한 점선들을 바라보고 있었지. 잿빛 로비에 서서. 나는 여기에 있었어. 아니, 너는 여기에 있었던 적도 없었던 적도 없었어. 우리들은 있는 척하는 것에도 없는 척하는 것에도 서툴렀지. 아니, 있는 척하는 것에도 없는 척하는 것에도 지친 거겠지. 잿빛 로비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어. 바람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지. 여긴 창문이 없다, 없어요. 정말 바람이 말을 하는 것 같구나. 너는 고귀함을 몰라, 고귀함을. 역시 바람의 목소리야. 우리의 입이 달싹였지, 들썩였지. 어딘가엔 창문이 있을 거야. 우리는 창문을 찾았지, 찾는 척했지. 딱히 할 일이 없기도 했어. 우린 자신에게만 골몰하는 사람이라는 걸 서로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것이 우리의 생을 고독하게 만들었지. 너로부터 나로부터 우리로부터 우리 자신을 달아나게 만들었지. 아름다움이 막 시작되려는 순간에. 아름다움이 막 사라지려는 찰나에. 우리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이미 벌써 모든 걸 깨달았지, 모든 것을. 우린 평생 고독할 거야, 고독해질 거야. 고귀함은 어떤 순간에 도착하는 걸까, 고귀함은. 누구와도 닮지 않은 내밀한 외연을, 어쩌면 천상의 자질을, 자신도 모르게 드러낼 때. 그 자신에 의해서가 아니라, 어떤 망각과 환각에 의해, 외부로부터 날아드는 타인의 시선의 힘으로. 진흙탕을 구를지라도 고귀함. 흙탕물을 뒤집어쓸지라도 고귀함. 그래, 고귀함, 고귀함. 그러니까 우리에겐 더 많은 진흙탕이 필요해. 오랜 시간도 필요하지. 오해될 시간. 오해받을 시간. 창문은 없었어. 창문은 없는 척했어. 창문은 다른 모든 사물들의 특성을 그대로 갖고 있었지. 한마디로 특성 없는 특성을 간직하고 있었어. 사물이, 그 물질 고유의 , 보이지 않는 소립자적인 차원에서, 물성을, 불성을 지니고 있다는 건 거짓말이야. 사물은 다만 거울처럼 반영할 뿐이야. 무엇을? 너는 물었고. 그걸 모르겠군. 내가 대답했고. 거울은 우리의 밖에 있지 않아, 거울은. 언제나 그렇듯 결정적인 말은 내 입속에만 머물러 있었고. 너는 입술을 깨물었지. 잊고 있었던 상처를. 잊고 있었던 결함을. 잊고 있었던 과오를. 잊고 있었던 우둔함을. 너 혹은 나의. 빨강 혹은 파랑의. 잊고 있었던 경멸과 환멸의 그림자를 목격한 사람처럼. 너는 입술을 깨물었지. 냉소의 빛이 입술을 푸르게 물들였지. 나중엔 잿빛으로. 너는 질렸고. 그래, 질렸다 질렸어. 너의 입술엔 피가 맺혔어. 우린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던 것 아니었나. 아마도. 이미. 벌써. 오래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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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croons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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陳粒 - 奇妙能力歌
我看过沙漠下暴雨
看过大海亲吻鲨鱼
看过黄昏追逐黎明
没看过你
사막에 내리는 폭풍우도 봤고 
상어에 입맞추는 대양도 봤고
여명을 뒤쫓는 황혼도 봤지만
널 보지는 못했다 
我知道美丽会老去
生命之外还有生命
我知道风里有诗句
不知道你
아름다움은 나이를 먹고 
생명 밖에 또 다른 생명이 있다는 걸 알고 
바람 안에 시구가 있다는 것도 알지만
널 알지는 못했다 
我听过荒芜变成热闹
听过尘埃掩埋城堡
听过天空拒绝飞鸟
没听过你
황무지가 번화가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먼지가 성을 뒤덮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하늘이 새를 거부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널 듣지는 못했다
我明白眼前都是气泡
安静的才是苦口良药
明白什么才让我骄傲
不明白你
눈 앞의 모든 것이 거품이고 
안정이야 말로 입에 쓴 좋은 약이란 것도 알겠고
무엇이 날 오만하게 만드는지도 알지만
널 이해하진 못했다 
我拒绝更好更圆的月亮
拒绝未知的疯狂
拒绝生涩的张扬
不拒绝你
더 아름답고 더 둥근 달을 거부했고
미지의 광기를 거부했고
감정을 떠벌리는 것도 거절했지만
널 거절하진 않았다 
我变成荒凉的景象
变成无所谓的模样
变成透明的高墙
没能变成你
난 황당한 광경으로 변했다가
다시 하찮은 모양으로 변했고
투명한 담으로 변했지만
너로 변할 순 없었다 
我听过空境的回音
雨水浇绿孤山岭
听过被诅咒的秘密
没听过你
공경空境의 메아리와 
빗물이 부어진 녹색의 외로운 산봉우리를 들었고
저주 받은 비밀에 대해서도 들었지만
널 듣진 못했다 
我抓住散落的欲望
缱绻的馥郁让我紧张
我抓住时间的假象
没抓住你
산산히 흩어진 욕망을 부여 잡았지만
헤어나오기 어려운 향기는 날 긴장하게 하고 
세상의 허상을 잡아냈지만
네 마음을 사로잡진 못했다 
我包容六月清泉结冰
包容不老的生命
包容世界的迟疑
没包容你
유월에 맑은 샘물이 언다는 말도
늙지 않는 생명도 받아드릴 수 있고 
세계의 망설임도 받아드리지만
널 껴안지는 못했다 
我忘了置身濒绝孤岛
忘了眼泪不过是笑料
忘了百年无声口号
没能忘记你
난 자신을 곧 사라질 외로운 섬에 둔 사실과
눈물이 효력을 상실한 약에 불과하다는 것도 잊었고, 
백년 간의 소리 없는 구호도 잊었지만
널 잊을 순 없었다 
我想要更好更圆的月亮
想要未知的疯狂
想要生涩的张扬
我想要你
난 더 아름답고 더 둥근 달을 원하고
미지의 광기도 원하고
감정을 떠벌리고 싶고
난 널 원한다. 
- 훈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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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croons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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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카메라 시오관 #TB (2015/2016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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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croons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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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신해욱
어쩌지? 꿈이 너무 달콤해서
이빨이 썩고 얼굴이 녹아버릴 것 같다. 
손을 잡아다오. 
너의 숟가락과 나의 숟가락은 맛이 다르지만
우리는 희망을 나눈 사이.
따뜻하고 동그란 손을 잡으면 
나는 핫케이크를 먹는 기분이 되고
겨울이 온다. 
나는 기꺼이 기다리고 싶어진다.
날개도 예감도 준비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손가락이 잘 맞잖니. 
*내게는 신해욱의 ‘생물성'을 선물해준 친구가 있고, 그 친구는 모르지 않을까 싶다. 자신이 내게 얼마나 어여쁜 사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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