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희망을 잃어버린 기분이 들었어.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고 아무것도 의미 있는게 없다는 생각말이야.

부숴진 것, 무너진 것,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나 자신같고 새로운 것과 희망으로 가득찬 밝은 것을 봐도 아무감정도 생겨나질 않아. 나는 내 마음에 대해 조금씩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어.

나는 완전한 세상같은 곳에서 살고있어. 사방이 호수로 둘러싸져있고 세상과 단절된 곳 같은 마을이야. 여기엔 영원한 평온함만이 있는 것같아. 기쁨도 없고 슬픔도 없고 마음도 없어. 마음이 없어서 지나가버린 과거에 대해 생각하지도 않고 욕심도 없어서 미래에 대한 불안함도 없어. 서로를 상처주거나 증오하지 않고, 욕망도 없어. 모두 만족된 상태에서 평화롭게 살고있지. 하지만 완전함에 나는 계속 희망을 잃어버리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증오나 욕망이 없다는 건, 즉, 그 반대도 없다는 뜻이야. 기쁨과 애정 같은 거 말이야. 절망이 있고 환멸이 있고 슬픔이 있어야 기쁨도 생겨 날 수 있는 거라고. 절망이 없는 축복 따위는 어디에도 없어. 그게 내가 말하는 자연스러움이라는 거야. 마음이 없으면 그 어디에도 나아갈 수 없어. 마음이 없는 인간은 걸어다니는 환영에 불과해. 그런 날들을 살아가는게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걸까 너는 계속 마음을 잃은채 이렇게 영원히 살고싶은거야? 마음을 잃으면 영원히 여기서 벗어날 수 없게 되고 온갖 생각을 품은 채 계속 이곳을 영원히 떠돌게될거야.

그래도 여기에 남으면 영원한 평온함을 갖게되겠지. 기쁨도 절망도 없는 완전함 말이야. 그게 완전함의 대가야. 그런 완전함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야? 이 세상은 부자연스럽고 잘못되어 있어. 그러나 문제는 부자연스럽고 잘못된 나름으로 이 세상이 완결되어 있다는 거야. 모든 것이 부자연스럽고 비틀려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모든 것이 정확하게 하나로 완결되는 거지. 완결되어 있어. 이런식으로. 그래서 오래 여기 있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점차 그들이 옳고 자신이 그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게돼. 그들이 너무도 정확하게 완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지.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야. 우리가 옳고, 그들이 잘못된거야. 우리가 자연스럽고, 그들이 부자연스러운거야. 그렇게 믿어,있는 힘을 다해서 믿어. 그러지 않으면 너는 너 자신도 모르게 이 세상에 동화되고, 그런 다음에는 어떻게도 할 수 없어. 너는 너 자신을 잃지 않았어. 마음은 있는 그대로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법이야. 마음이란건 그 자체야. 너 자신의 힘을 믿어.

현실세계에서는 지나가버린 시간을 고통스럽게 생각해야하고 불완전한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해야해. 현실감각은 그 둘을 죽을때까지 마음에 안은채 살아가야겠지. 변해가는 내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해야하고 영원한 끝도 있어. 현실세계는 살아갈 의미가 없고 좆같음과 기쁨의 반복이라고 생각해왔지만 그래도 마음이 있어. 죽어버리고 싶은 절망이있다면 살고싶어지는 희망도 있는거지. 그게 현실세계야. 계속 잃어나가고 새로워지는 세계. 나는 여기에서 태어났고 이곳에서 죽어. 그게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야.

나는 생각이 복잡할 때는 새장 밖의 새를 생각하곤해. 새장이 없다면 자유도 없는거니깐 이 시간을 견뎌내는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새장 밖의 자유로운 새들을 보면 세상의 완전함과 부자연스러움 따위는 새들에게 아무 상관 없는 일이란 생각이들어. 너도 그런 때는 새를 보는게 좋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