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likeyell · 23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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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도 매화와 벚꽃 보러 꽃놀이를 가지못하고 10년째 구면인 집 앞의 벚나무를 보며 마음을 달랬다
고등학교 다닐 때 우스갯 소리로 듣던, 멀리 가지말고 가까운 곳에서 흠뻑 즐기라던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나 비오는 날의 낙화를 즐기러 나왔다
새 계절이 내 창문을 두드릴 때 마다 달려오는 덤 같은 한 문장을 두고 두고 곱씹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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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yell · 8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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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꽤 긴 시간을 함께 해왔는데 쌓아온 시간만큼 우리의 깊이도 깊어져가는걸 체감하는 요즘.
소중한 인연과 같은 기억을 안고 산다는건 쉬워 보여도 꽤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니가 더 소중한 가봐.
사실 우리는 각자의 계절과 온도를 가진 전혀 다른 사람들인데 그런 모습들이 모여 온전한 하나의 해를 완성하는 것 같아. 우리 앞으로도 예쁘고 소소한 매 해를 꾸며가자.
나는 요즘 매 달, 매년 나의 마음가짐과 가치관이 빠르게 바뀌는걸 느껴. 가끔은 폭주하고 또 가끔은 평온하고 어떤 날에는 믿을 수 없을만큼 이유없이 누군가가 싫어지기도 해. 하지만 그럴 때 마다 우리가 주고반은 편지들을 보며 배울 점이 많은 너희 덕에 내 마음을 다잡을 수 있어.
난 내가 꽤나 다정하다고 생각하지만 뒤돌아보면 늘 다정한건 너희더라. 고마워.
내가 드디어 잘 하게 됐다고 스스로 자만할 땐, 언제나 더 단단한 친구들 덕에 해낼 수 있었다는걸 요즘 많이 깨달았어.
이렇게 글로 쓰니 더욱 더 우리의 시간을 더욱 더 소중하게 여겨야함을 깨달아. 서로가 서로에게 든든한 내 편이 될 수 있어서 뿌듯하고 기쁘다.
내게 있어 큰 행복은 소중한 사람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베풀고 함께 하는 기쁨을 오랫동안 영위할 때야.
앞으로도 오래 오래 너의 편인 다정한 친구로 남을게.
우리의 오늘 이 시간이 너의 마음 속에 꼭 꼭 눌러 쓰여졌음 좋겠다. 우리의 결말은 분명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일거야.
Ps. 생일은 한 해동안 자신이 베푼 마음을 돌려받는 날이래. 내 편지와 오늘 우리의 시간, 너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을 통해 너의 예쁜 마음으로부터 돌아오는 애정을 누리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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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yell · 1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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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시작하는게 쉬웠던건 그저 그 쪽이 그리워서인 줄 알았어요. 영영, 아주 끊어냈는데도 여전히 쉽게 마음을 열고 모든 인연에 최선을 다하게 될까요.
희망에 잔뜩 부풀었다가 사흘부터는 내가 사랑하기 시작한 모든 것을 미워했어요. 내 주사는 내가 사랑한 모든 것들을 미워하는거구나. 사랑도 습관이고 증오는 버릇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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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yell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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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지에 색을 칠했다면, 그다음엔 어떻게 무슨 색으로 덮어야 할까요. 당신의 도화지는 무슨 색으로 칠해져갑니까.


제법 다채로웠던 제 도화지에 완성된건 수채화인 것 같습니다.
소나기에 손바닥 우산으로 거리를 활보해도 웃음이 났고, 내리는 빗소리를 침대에 나란히 누워 듣다보면 시간이 멈추길 기도했습니다. 아마도 우리를 적시던 그 비가 스며들고 번져서 수채화가 되어버렸나 봅니다.

가득 채워진 한 장을 넘기고 새 종이에 다시 그림을 그리려 보니 이전에 물든 비가 뒷장까지 번지는 바람에 결국 자국이 남고야 말았습니다. 시간이 지나 번진 물자국이 마르긴 했는데 이미 쭈글쭈글 울어버린 종이는 되돌릴 수가 없게 되었어요.
나는 이제 더 많은 색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지만 종이가 이 모양이라 어떤 그림을 그려도 좀처럼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엉망이 된 그림에 대해 이리저리 구질구질 핑계를 늘어놓기도 해보고, 이것도 예술이라 해보지만 실은 망작이라는걸 모두가 다 아는 눈치에요. 

예술가들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높아진다잖아요. 예술이라 갖다붙인 나의 어리고 오래된 이 사랑도 시간이 더 많이 지난다면 망작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을까요. 또 나 혼자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양, 이 습작을 버리질 못하고 있습니다.
아, 왜 내 사랑만 여전히 과거에 멈춰 있는걸까요. 오늘도 당신을 원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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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yell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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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둔산은 우리의 첫 만남을 떠올리게 만드는 향수야. 우리가 다녀간 곳들은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버려 전혀 다른 곳이 되어버렸더라. 하지만 그 수줍던 대화들이 새로 지어진 건물 위에 쌓여서 주변을 맴돌아.
비가 내리면 우산을 사 오기보단 같이 맞던 우리를, 서로가 살아온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던 우리를, 공통분모를 계속해서 찾아내려던 우리를.
한 소절의 노랫말 같았던 우릴 오래된 정류장처럼 나만 기억하고 있겠지. 나의 동네에 당신을 덮어쓰기 하고 증발해버린 걸 비 오는 날마다 원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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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yell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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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초상화는 선과 색 대신 글자들로 빼곡히 채워지면 좋겠다.
어차피 시간 지나 흐릿해질 기억들이라면 빛바래질 색 대신 선명하게 와닿아질, 나 자체로 표현되어 오랫동안 남아질 근사한 몇 문장들로 나를 남겨두고 싶어서.
내가 그 순간 행복했단걸 생생히 와닿게끔 해줄 깊은 몇 마디면 분명 충분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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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yell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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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줄 방법이 없어진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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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yell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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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삼촌 생일 축하해요
올해는 삼촌이 별이 된 걸 포함해 나에게도 모두에게도 진짜 힘든 해였지 않을까 싶어요.
다들 티는 안내는 것 같아도 속으로는 삼촌을 다들 보고싶어 하는 것 같아요. 나는 삼촌의 비보를 듣기 전 날 밤 심장이 저릿해지는게 느껴졌어요. 그때 삼촌한테 전화 한통 해볼걸 그랬나 싶어요.
일년전 오늘은 나에게 가장 설레던 날이였는데 일년이 지난 오늘은 한없이 가라앉는 기분에 어째야할지 가늠이 안되는 날이에요.
삼촌 나는 삼촌을 못잊을거에요.
나만 우리가 꽤 닮아있다고 느꼈던거 아니죠? 그래서 그런지 삼촌을 따라다니던 수식어들이 이젠 삼촌을 닮은 나를 향하는 것 같기도 해요.
아마 내가 이 얘길 했다면 삼촌은 분명 넌 훨씬 더 사랑받고 자란 애였다 말하며 그 취기 올라온 웃음 지으며 소주 한잔 따라줬을 것 같아요.
그러다 내가 아기였을 때 삼촌이 날 얼마나 귀여워했는지에 대한 생색도 곁들였겠죠.
아, 진짜 어이없는데 삼촌이 취한 얼굴로 웃을때 나랑 똑같이 생겼더라구요. 삼촌은 그거 몰랐죠. 난 거울보고 너무 웃겼어요. 같이 진하게 한잔 해줄걸 그랬다. 삼촌도 그 모습을 봤으면 분명 웃겨했을거에요.
내가 삼촌의 전화와 카톡을 귀찮아하던 이유는 사실 그 수식어 때문이였는데 지금보니 삼촌에게도 그 수식어들이 짐이였을수도 있겠어요. 내가 그 짐을 좀 덜어줄걸, 나만이라도 삼촌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줄걸. 삼촌의 철없는 어리광을 친구처럼 받아줄걸.
이런 슬픔을 나누는 방법에 어리숙한 나는 가족들에게 선뜻 삼촌의 이야기를 꺼내는게 너무 어려워요. 이런 얘길 꺼내는게 모두에게 힘든 기억을 굳이 꺼내는 일일까봐서요.
미안했단 말은 의미가 없을걸 알아서 말하기 싫어졌어요. 대신 삼촌의 풀린 눈과 실없는 웃음이 보고싶어요.
속으로만 생각하면 일어났을 때 삼촌 생각을 훌훌 털어버리게 될까 그게 싫어서 짧은 편지를 써요. 오늘만큼은 깊고 축축한 우물 속에 잠겨있을까봐요. 삼촌을 잔뜩 생각할게요. 삼촌 생일축하해요. 안녕.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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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친구같던 우리 삼촌 미안해
내가 더 다정하지 못했어서
시간이 많은 줄 알았어
우리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건 나만 그랬던거 아니죠?
나 많이 예뻐해줘서 고마웠어 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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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yell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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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고 말하면 사랑에 빠진 것 같잖아요
아니면 빠질 것 같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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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yell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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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떠오르는 주말은 내가 구차해지는 날
기껏 몇 주 나를 스친 것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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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yell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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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같은 시간을 자꾸만 보게 된다면 그건 누군가가 나를 생각하고 있는 거라고 얘기하곤 했다.
예를 들면 네시 사십사분 같은 거.
요즘 시계를 볼 때마다 시간이 같길래 날 생각하는 사람이 혹시 너이진 않을까 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그 시간마다 너를 떠올리는 내가 있더라고.
너도 시계 볼 때마다 시간이 같아? 그거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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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yell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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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새벽 속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 싫어서 일부러 누군가를 속으로 그리고는 해.
내가 누굴 그리워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어쩌면 내가 그리던 건 애초에 부재했던 이일수도 있고.
지금은 있지도 않은 걸 그리워하다 보니 이제는 네가 고인 처럼 느껴져.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것들을 그리워한다는 거, 그게 애도랑 다를 게 뭘까.
그래서 난 종종 그리움과 애도를 헷갈려.
널 잘근잘근 쪼개 없애고 싶으면서도 못 다한 나머지 사랑을 마저 할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를 동시에 품어서 또 이렇게 글로 남겨두고야 마는건
그냥 오늘 유독 내가 감성적인 탓이라고 치자.
: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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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yell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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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앞이라면 어떤 치부도 부끄럽지 않게 느껴지고 수 없이 무너져도 괜찮을 것 같아
몇번이고 부서질 때 마다 매번 나를 더 단단하게 붙여놓는걸 보면 한결같이 넌 나에게 너무 큰 사람이야
네 옆에 붙어있는 것 만으로도
열아홉, 너무 추워서 성냥에 불 붙이듯 내뱉었던 기도가 아직도 꺼지지 않았다는걸 느낄 수 있어
너는 어떻게 그렇게 매 순간 나한테 따뜻할까,
사실은 이번 년도는 나한테 너무 버거운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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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yell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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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가는 길에 우리 앉아서 도란도란 얘기 나눴던 날이 생각났어요. 거기 혼자 앉아서 가만히 눈 감고 한참을 있었네요.
후회만 해오던 발자국에 처음으로 후련함이 남았던 날,
우리 보낸 시간을 곱씹는다면 서로의 따듯한 진심이 여과되어 있던거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입 밖으로 진한 사랑고백 한번 제대로 꺼낸 적 없었지만 내 진심은 그 누구를 대했을 때보다 깊고 진했어요. 나 당신에게만은 매 순간순간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사람이 되려 노력했다는 건 작은 생색이자 뒤늦은 고백이에요.
장소에는 상처가 담겨있단게 문득 문득 생각이 나서 자꾸만 멀어지고 싶어지지만 밉기만 한건 아니라서 나도 모르게 그때로 발걸음을 돌리게 돼요.
나 또한 한없이 무너져내리던 그날 영영 사라지지 않던 숫자 1은 당신이 내 마음의 무게를 헤아려 준 것과 비례했다고 생각하고 싶어요. 섞여가던 진심과 노력들이 눈에 밟혀서 나는 당신을 함부로 미워하지도 못하게 됐어요.
여러 번 접어서 이제는 더 접히지도 않는 종이를 다시 펼쳐보니 너덜너덜해져 있었지만 그렇게 생긴 자국이 또 그 나름대로 예뻐서 버리지도 못해요.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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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yell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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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 후회를 지독하게 했다는걸 입 밖으로 내뱉을 자신은 없었다. 내가 그쪽을 얼마나 좋아했냐면 세상에 있는 어떤 말을 가져다 붙여야 우리의 인연을 근사하게 포장해낼 수 있을지 고민하던 몇 날 밤을 보냈다는 정도.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있다면 내게는 그쪽에게 수여하고 싶은 최고의 명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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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신은 고개저으며 뒤돌아서는 발걸음에 /겪어보지 않아도 결말이 보여 책장 넘기는 것을 멈추기도 한다/는 말을 남겼다. 나는 그 결말의 끝에 남게 될 것은 쓰나미같은 후회일 것을 알았음에도 그 이야기를 알고 싶어 했고.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가 일찍 막을 내려서 서로에게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끝내 뱉지 못한 고백은 그럼에도 난 그 책장을 넘기고 싶어 했다는 것. 사실은 아쉽고 보고싶어. 마지막 한마디에 꾹 꾹 담아내보는 ‘사랑하는 사람아, 이렇게 첫 머리를 쓰고 목이 메어 울었다.’
: 2018 mem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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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yell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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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쓰는 편지가 ‘만약에’ 로 시작하는 이유는 나를 밀어낼 단호함이 눈에 선해서 겁이 나기 때문이야.
당신이 바람이라면 나 기꺼이 흔들릴텐데.
몇 줄 쓰지도 않았는데 벽에 막혀 더 나아갈 길이 보이질 않았어. 더 이상 우리의 이야기를 동화로 포장해내기에는 역부족인가봐. 오늘 밤만은 나의 옹졸함을 달에게 고백하며 부끄러움으로 뒤덮혀도 눈 감아주었으면 해.
너와 보냈던 날들을 동화처럼 기억하는 것은 오롯이 나만의 생각인데 너는 어떨련지. 널 아끼는 마음은 진실되었지만 내 그릇이 너무 작아 넘치는 마음이 담기지 못했고 진솔한 사랑을 하기엔 내가 너무 어렸어. 너를 미워했던 날도 있었지만 철 없는 감정의 종착역에는 미안함과 헤아림만이 있었어. 혼자 떠난 여행에서 발견한 역을 추억하는 것은 오롯이 본인만의 몫이니 너를 그리워하는 나를 너무 미워하지 말아주었으면.
: 2016 mem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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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yell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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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모서리에 살짝 베였다고만 생각했는데 약을 제대로 바르지 않아서 새살은 돋았지만 그 상처만 피부 색이 달라. 그래서 선명하게 티가 나. 이제 너는 내 모든 것의 기준이 되어버린 것 같아. 평생을 너와 했던 연애, 그 각도에 맞추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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