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지병이 없었던 람이가 갑작스레 떠나갔다. 장례식에서 람이의 유골을 안아 멍하니 서있는 중 옆에 계시던 다른 고양이의 아저씨께서 말을 건네주셨다. “나와 같이 지내며 먼저 간 고양이들 중 유독 사이가 각별했던 고양이 두 마리가 있었어요. 한 고양이가 선천적인 지병으로 먼저 떠난 뒤 남은 한 고양이는 그 후로 식탐도 줄고 줄곧 우울해하다 딱 1년이 지난 어느 날 문득 떠나버렸어요. 형제나 자매 같던 고양이들은 먼저간 친구를 1년동안 기다리다 따라간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떠나갔던 것 같아요.” 그런 람이의 옆에 언제나 알도가 있었다.알도는 람이가 떠나기 1년 전 심장병이 찾아와 람이 보다 먼저 떠나보냈다. 나는 그 아저씨의 말씀을 듣고 알도와 람이가 떠올랐다. 인사도 못하고 떠나간 람이가 알도를 따라갔다는 이유는 확실하지는 않겠으나, 서로 너무나도 그리운 마음은 뒤늦게 사무치게 헤아려졌다. 그 곳에서도 람이와 알도는 다시 만나 예전처럼 서로의 몸과 꼬리를 포개며 낮잠을 자고 있겠지.